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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친친 (小親親)

집 짓는 사색가, 르코르뷔지에 본문

친친한 독서

집 짓는 사색가, 르코르뷔지에

루나솔 2015. 8. 24. 00:42

집 짓는 사색가, 르코르뷔지에 - 대한항공 'Beyond' 2015 AUG / 신이현


  이 남자가 사랑하는 아내의 생일 선물로 지은 집은 슬레이투 지붕을 얹은 4평짜리 통나무집이었다. 대건축가가 마지막 날들을 보냈다고 믿기 어려운 초라한 외관의 작은 집이었다. 그 안에는 그가 만든 1인용 침대 두개와 책상과 의자가 있으며 손을 뻗으면 천장에 닿을 듯하고 누우면 발이 다른 벽에 닿을 만큼 작은 공간이다. 그러나 문을 열고 나오면 지중해의 푸른 바다가 넘실대는 곳이었다.


  생애 마지막 날을 보낸 대가의 작은 집을 보면 인간에게 집이란 무엇인가, 나아가 사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집이란 것은 일하고 난 뒤에 씻고 쉴 수 있는 샤워실과 침대가 있는 작은 공간이고, 산다는 것은 침대에 누워 창을 통해 볕을 보며 잠드는 것이라는 간단한 답이 나온다. 집이 작으니 인생도 심플해진다. 르코르뷔지에는 마지막 날까지 이 담백한 이론을 실천했다.



제주에서 육지로 가는 비행기를 탈 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좋은 건 그 항공사들의 잡지 퀄리티가 너무 좋기 때문이다. 지난 번 아시아나 탔을 땐 코디최 아저씨의 인터뷰가 내 무릎을 치게 만들더니, 이번엔 신이현이 쓴 '르코르뷔지에' 글을 보고 처음 알게 된 이 건축가가 너무 궁금해졌다. 그리고 에펠탑 사진 봤을 때나 '프랑스 여행가도 괜찮으려나' 라고 생각했던 내가 아, 내년엔 프랑스에 가야지- 라고 생각하게 만들어주기도 했다. (물론 이러고 다른 나라 갈 가능성이 더 크지만, 에펠탑 보다도 더 강렬하게 와닿은 글이고 인물이었음)


'집이 작으니 인생이 심플해진다' 라는 말, 잊지 말고 살아야겠다.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다가 정작 중요한 걸 자꾸 놓치는 기분이다. 제주에 와서 큰 집에 살아보니 큰 집이 응당 좋은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던 내게, 참 좋은 답을 준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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